[‘찐’한 인터뷰] 신세계 야구단 김원형 신임 감독
‘20살9개월’ 최연소 노히트 노런 기록 주인공
작년 붕괴 팀 선발진 복원 심혈
폰트·르위키 구위 기대감
추신수 2번 타자로 시작할 계획
최정·로맥 등 최강 타선 예상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고
각자 최고기록 쌓는 팀 만들것
신세계 야구단 김원형 감독. 신세계 구단 제공.
그를 처음 대면한 것이 두 달 전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였다. 마무리훈련을 다 마친 상태로 그는 감독실에서 지난 3년간의 데이터를 훑어보고 있었다. 당시 그가 했던 말은 “에스케이(SK)의 시작을 함께했고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 에스케이(SK)라는 생각이 있었다”였다. 두 달이 흐른 지금, 에스케이는 없다. 공교롭게 사령탑 데뷔해에 야구단 주인이 신세계그룹 이마트로 바뀌었다.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데뷔했던 그가, 두 번의 팀 해체를 겪게 될지 누가 알았으랴. 그나마 구단이 전력 보강에 적극적이어서 최주환(2루수)을 비롯해 ‘현역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선물’로 안긴 것은 다행이다. 인천과 제주, 두 차례 있던 김원형(49) 감독과 인터뷰를 정리해봤다.
그는 쌍방울에서 프로 데뷔(1991년)해 에스케이에서 은퇴(2011년)했다. 사령탑 데뷔는 또 신세계에서 하게 된다. 이름만 다를 뿐 기본 줄기는 같은 팀. 김원형 감독이 팀을 떠나 있던 것은 4년 남짓이다. 그 기간 롯데(2017~2018년), 두산(2019~2020년)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김 감독은 “에스케이 코치를 할 때는 편한 마음에 지도자보다는 선배의 느낌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갔던 듯하다. 다른 팀에 간 뒤 선수의 심리상태, 몸 상태 등을 보다 면밀히 체크하게 됐다. 선수를 대하는 방식이 팀을 떠나던 4년 전과는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4년간 그의 머리도 하얘졌다. 지도자로 그의 원칙은 확고하다. 열심히 하지 않는, 태만한 모습은 절대 안 된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목표 의식, 책임 의식도 중요하다. 김 감독은 “한두 명이 팀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면서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요즘 그는 “우리 모두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가자”며 선수들을 다독인다. 스스로는 목표를 만들지 않았다. “하루하루 온 에너지를 쏟다 보면 이후 생각지도 못할 일이 이뤄져 있지 않겠느냐”고 한다. 김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변했으면 좋겠다. 승부욕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 하다 보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캠프를 통해 시즌 구상은 얼추 다 마쳤다. 이제 연습경기, 시범경기 등을 통해 시험하는 일만 남았다.
김원형 신세계 야구단 감독이 제주도 서귀포시 강창학 야구장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는 모습. 신세계 야구단 제공.
에스케이는 2020년 투수 쪽에서 낭패를 봤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앙헬 산체스(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적 충격파가 예상외로 컸다. 닉 킹엄은 부상으로 제대로 기용조차 못 했고 리카르도 핀토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최악의 성적(6승15패 평균자책점 6.17)을 냈다. 박종훈, 문승원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으나 둘 만으로는 힘에 부쳤다. 김원형 감독은 “작년에 에스케이는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불펜도 힘들었다. 올해 첫째 과제가 선발진 복원”이라고 했다. 스프링캠프 내내 그가 투수 쪽 불펜에 많이 가 있던 이유다. 일단 새로 영입한 윌머 폰트와 아티 르위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김 감독은 “폰트는 3년 전 롯데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이너리그 세부기록 등이 좋아서 데려오고자 했던 선수다. 괜찮은 구위와 제구를 지녔다”고 했다. 폰트는 불펜 피칭에서 시속 154㎞의 공을 던져 주위를 놀라게 했다. 김 감독은 르위키에 대해서는 “폰트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톱클래스의 구위를 갖고 있어 타자가 치기 어렵다. 커브가 좋다”고 평했다. 5선발은 현재 이건욱, 김정빈, 정수민, 오원석 등 4명이 경쟁 중인데 우선 당장은 이건욱을 생각하고 있다. 마무리는 서진용을 낙점. 하지만 기준 시점까지 컨디션이 안 올라온다면 바뀔 가능성이 있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키움에서 영입한 김상수라는 대체재가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추신수와 최주환이 영입되면서 공격력 걱정은 줄었다. 선택지가 많아지면서 오히려 타순 고민이 생겼다. 1번은 최지훈, 고종욱, 김강민 등을 생각 중이다. 2번부터 6번 타순까지 배치를 어떻게 해야만 득점력이 극대화된 타순이 나올지 이진영 타격코치와 밤낮으로 머리를 맞대고 있다. 추신수, 최정, 로맥, 최주환, 한유섬(개명 전 한동민)이 꾸리는 중심 라인업은 10개 구단 최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섯명 모두 시즌 20개 홈런 이상 충분히 가능한 선수들이다. 김원형 감독은 “일단 추신수를 2번으로 시작할 셈이다. 하지만 3번 타순에 넣고 좌우 지그재그 타선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했던 터라 3번 타순은 조금 파격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 때 가능성을 테스트해 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 간 에스케이는 센터라인 수비가 약했다. 최주환을 영입하면서 2루 고민은 해소했으나 유격수가 문제다. 김 감독은 “최주환은 지금 완전 좋다. 너무 열심히 해서 탈”이라고 칭찬했다. “무조건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는 박성한과 김성현을 보고 있다. ‘김원형’. KBO리그에서 그의 이름 석 자는 맨 처음 18살 고졸 새내기로 선동열을 상대하며 완봉승을 거뒀던 1991년 새겨졌다. 프로야구에 발을 디딘 지 30년. 역대 최연소 노히트 노런 기록(20살9개월25일)로을 가진 ‘어린 왕자’는 이제 옛 동료·후배들과 함께 왕좌 등극을 꿈꾼다. 선수들에게 늘 “우리는 항상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는 그가 일궈나갈 야구 ‘신세계’는 어떤 빛깔일까. 제주/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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