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자레바와 싸우겠다" 투지 불태우고 맹활약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 3세트 흥국생명 브루나(가운데)가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2021.3.24 tomatoyoon@yna.co.kr
(인천=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아픈 손가락이던 브루나 모라이스(등록명 브루나)가 달라졌다.
브루나는 24일 20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3차전에서 어느 때보다도 의욕적이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12 25-14 25-18)으로 격파하고 2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브루나는 14득점으로 김연경(23득점)과 함께 흥국생명 승리를 쌍끌이했다.
공격 성공률은 42.42%로 브루나의 V리그 데뷔 이후 3번째로 40%를 넘겼다.
경기 후 박 감독과 김연경은 브루나가 달라진 비결을 설명했다.
김연경은 "브루나는 경기하기 전부터 의지가 남달랐다"며 "다른 경기와 다르게 선수단 미팅에서 '라자레바랑 싸울 수 있으면 싸우겠다'며 '(경고) 카드를 받을 수 있으니 알고 있으라'고 했을 정도"라며 말했다.
안나 라자레바는 IBK기업은행의 에이스인 외국인 선수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1득점을 폭발하며 IBK기업은행의 승리를 이끈 주역이다.
흥국생명이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꺾으려면 반드시 라자레바를 막아야 했다. 브루나는 자신이 기 싸움에서 이겨서라도 라자레바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김연경은 "브루나에게 '싸우지는 말고 배구로 보여달라'고 장난으로 이야기했다"며 "그만큼 열정적으로 '카드를 받아도 될 정도'의 행동을 한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서 고마웠다"고 뿌듯해했다.
이어 "챔프전에서도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박 감독도 "브루나가 각오를 하고 나온 것 같다"며 "어제 함께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용병의 역할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줬다"고 브루나가 '각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전 브루나가 22득점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박 감독은 "기대를 해서 22점이라 말씀드린 것이다. 전혀 밀리지 않겠다는 모습이 있어서 기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가 4세트까지 갔다면 박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했을 기세였다.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배구 플레이오프 3차전 인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경기. 1세트 흥국생명 브루나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2021.3.24 tomatoyoon@yna.co.kr
완전히 달라진 브루나의 모습에 흥국생명의 챔프전 기대도 높아졌다.
브루나는 1월 말 교체 외국인 선수로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루시아 프레스코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급하게 물색해 영입한 선수다.
입국 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바람에 팀 합류가 늦어졌고, 1월 26일 GS칼텍스전에서야 교체 선수로 데뷔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브루나는 주눅이 든 모습으로 부진해 흥국생명의 애간장을 태웠다. 첫 5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하며 외국인 선수로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따금 탄력을 받으면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고는 했다. 지난달 1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30득점을 퍼붓는 깜짝 활약으로 흥국생명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던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이탈로 추락하고 있던 흥국생명에 브루나의 활약을 가뭄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했다.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GS칼텍스도 브루나가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브루나가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때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남은 시간 동안 브루나에 대한 연구를 더 하겠다"고 예고했다.
흥국생명이 브루나의 기를 얼마나 잘 살려주느냐, GS칼텍스가 브루나를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가 챔피언결정전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abb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1/03/25 09:00 송고
기사 및 더 읽기 ( '경고받을 각오' 다진 브루나의 각성…챔프전 키플레이어로 - 연합뉴스 )https://ift.tt/3rfIvw9
스포츠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경고받을 각오' 다진 브루나의 각성…챔프전 키플레이어로 - 연합뉴스"
Post a Comment